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은 어디서 나올까?
동일한 생산 능력을 가진 팹이라고 한다면,
한 장의 웨이퍼에 들어가는 입력(원재료, 공정, 인력) 대비 출력(양품 칩 갯수)으로 간단한 지표를 잡을 수 있다.
특히, 반도체 제조 원가에서 공정에 들어가는 비용이 상당하다.
웨이퍼 한 장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보통 수백개의 공정 스텝을 거치게 된다.
각 스텝마다 사용되는 고유의 장비가 있고, 여러 조건(parameter)들의 조합을 실험해 보고 최적화 하는 과정을 거친다.
에칭 공정을 예로 들면, 플라즈마 상태의 기체를 생성하는데, 반응 Gas 기압, air flow, 펄스 전압의 전력, 웨이퍼 온도 등 parameter 들의 조합(recipe)을 입력하여 원하는 모양의 회로가 만들어 지는지 확인한다.
이런 종류의 실험은 일종의 '개발 노가다' 라고 할 수 있는데, 공정 개발에 있어서 필수적인 단계이다.
만약 이러한 조합들을 실험해 보고, 안정적으로 양산(mass production) 가능한 조건들을 빨리 찾을 수 있다면 개발 시간과 비용을 상당히 줄일 수 있게 된다.
왜냐면, 실험 한 번의 비용이 비싸기 때문에 수백 수천번씩 반복하기에 시간과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이다.
반도체 장비 제조회사로 유명한 LAM Research 사가 Nature 지에 공개한 <Human-machine collaboration for improving semiconductor process development> 논문에서 컴퓨터와 인간의 능력을 동시에 활용한 방법론을 제시했다.
논문에 따르면, HF-CL(Human First, Computer Last) 전략을 사용하면 공정 개발 비용을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다.
주요 내용은,
1. 에칭 공정 하나에도 100조개의 레시피 후보들 존재
2. 원하는 모양의 단면 형태를 만드는 recipe 를 찾기 위해 컴퓨터와 인간 과의 게임 형태의 실험을 고안
3. 입력은 recipe, 출력은 에칭 단면의 형태. 한 번의 실험당 $1000 비용. 최저의 비용으로 원하는 에칭 단면의 형태를 달성하냐가 목표.
4. 박사급 시니어 엔지니어 3명, 주니어 3명, 컴퓨터 알고리즘 3가지의 대결
5. 시니어 엔지니어(expert)가 주니어보다 절반의 비용으로 목표 달성
6. 컴퓨터 알고리즘은 인간의 도움이 없을 때, 100개 중 11개의 시나리오만이 가장 잘한 시니어 엔지니어(benchmark)보다 낮은 비용 달성(3가지 알고리즘 중 최상위 퍼포먼스 기준)
7. 시니어 엔지니어가 먼저 실험을 하고 나서 그 데이터를 컴퓨터 알고리즘이 넘겨 받아 나머지를 진행한 경우 시나리오에 상관없이 인간 전문가보다 절반 정도의 비용 달성
항후 이 기술이 발전한다면 누가 큰 이득을 볼까?
현재 반도체 업계의 화두는 단연 비용 절감이다.
아직까지 인간을 완전히 대체할 공정 최적화 AI 알고리즘이나 시뮬레이션 툴은 없다고 봐야할 것 같다.
이러한 기술이 발전하면 팹리스(Fabless)가 아닌 반도체 제조를 직접하는 기업들은 빠짐없이 사용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경쟁 우위를 가져가긴 힘들 것이고,
그 수혜는 제조 기업이 아닌 램 리서치(LAM Research), 앤시스(Ansys) 와 같은 솔루션 제공 기업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출처
"Human–machine collaboration for improving semiconductor process development", <Nature>, 23-03-08, Keren J. Kanarik, Wojciech T. Osowiecki, Yu (Joe) Lu, Dipongkar Talukder, Niklas Roschewsky, Sae Na Park, Mattan Kamon, David M. Fried & Richard A. Gottscho,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3-05773-7#Sec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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