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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이슈

'반도체 미래기술 로드맵' : 삼성전자가 TSMC, 인텔을 이길 수 있을까, 반도체 산업 정책 비교

어제(23.05.09) 과기부 주관으로 '반도체 미래기술 로드맵 전략 발표회' 가 있었다.

삼성전자나 하이닉스 같은 국내 반도체 기업체들이 전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지만, 사실상 국가 간의 전쟁으로 변해 가고 있다.

작년 8월 미국에서 527억 달러(약 70조)를 5년간 투자하는 반도체 지원법(CHIPS Act)가 통과됐고, 유럽연합은 지난달 4월 중순에 430억 유로(약 62조) 규모를 2030년까지 지원하는 법(European Chips Act) 을 승인했다.

대규모 국가 보조금을 받는 해외의 반도체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 우리는 어느 정도로 준비를 하고 있을지 정부에서 발표한 '반도체 미래기술 로드맵' 을 살펴보자.


정책 지원금 규모

보도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5635억원(4.33억달러, 1300원기준), 기업으로부터 5년간 340조원이 투자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책 지원금만 봤을 때, 미국은 GDP(20년 기준) 대비 4.28%, 한국은 0.44% 정도의 비율로 지원을 받게 된다.

※ 국가별 반도체 매출 대비 R&D 투자비율은 미국(16.9%)이 가장 높으며, 중국(12.7%), 일본(11.5%), 대만(11.3%), 한국(8.1%) 수준(IC Insights, ’21) , '3대 주력기술 초격차 R&D전략 발췌'

전략 및 핵심과제


○ 한국

핵심 과제
1. 신소자 메모리 및 차세대 소자
2. 인공지능 및 6G 이동통신 반도체 설계
3. 전공정,후공정 분야 핵심기술 확보로 소부장 자립화

향후 계획
1. 반도체 R&D 민관 협의체
2. 국가전략기술 R&D 투자 에서 로드맵 기반 신규 사업 기획,추진
3. 인력양성 사업 전략성 제고
4. 차세대 기술개발 대응 인프라 조성 (ex. 기술개발을 위한 Fab 확보)
5. 반도체 R&D 분야 국제협력 촉진

○ 미국

미국은 527억 중 110억 규모(약 14조)를 들여 국립반도체기술센터(National Semiconductor Technology Center, 이하 NSTC)를 설립하고 이를 통해 미래 기술을 연구하게 된다.

지난 달 25일 'A Vision and Strategy for the National Semiconductor Technology Center' 를 발표하고 전략을 발표하였다.

목표 
1. 반도체 기술 리더쉽 확장
2. 설계에서 상용화까지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 대폭 절감
3. 반도체 인력 개발 생태계 구축 및 유지

1. Extend America’s leadership in semiconductor technology
2. Significantly reduce the time and cost of moving from design idea to commercialization
3. Build and sustain a semiconductor workforce development ecosystem

참여자
• 팹리스 반도체 기업
• 칩 설계하는 반도체 고객
• 연구기관 및 대학
• 주 정부 기관
• 연방 기관, 국립 연구소, 연방 기금 연구소
• 파운드리, 종합반도체기업(IDM)
• 노동조합
• 투자자

• Fabless semiconductor companies
• Semiconductor customers who design their own chips
• Research institutions and community colleges
• State and local governments
• Federal agencies, national labs, and federally funded labs
• Foundries and integrated device manufacturers
• Equipment vendors and materials suppliers
• Labor unions
• Investors

기술 지원 프로그램
1. 기술 리더쉽 : 설계 혁신, 공정 개선, 그 외 반도체업의 모든 부문
2. 참여자에게 도움이 되는 자산 관리 : 기술 센터 연계, 연구소 설립, 관련 활동 및 연구로 생산되는 데이터 관리
3. 인력 확충

1. Technology leadership
2. Managing assets that benefit the community
3. Workforce programs




시사점

전반적인 전략은 미국과 한국 간의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구체적으로 산학연 연계 강화, 미래 기술 연구 지원, 연구용 팹 지원, 인력 확충, 다양한 업계 이해관계자 참여 등이 되겠다.

하지만, 거버넌스 형태나 규모, 참여자의 범위, 투자의 효과 측면에서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볼 수 있다.

먼저, 국립반도체기술센터(NSTC) 의 경우에 미국 상무부 소속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 산하에 설립되어 민관 컨소시엄 형태로 운영이 될 예정이다.

보드 멤버 구성은 전문성을 가진 독립적이고 비영리적인 인사로 구상이 될거라고 발표하였다.

어쨌든 다양한 분야의 참여자들을 거대한 프로젝트에 끌어들여 미국 중심의 반도체 생태계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를 통해 훈련된 인력들이 아시아의 소수 몇 몇 나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국 내 반도체 업계에 남아서 장기적인 산업 경쟁력을 갖추고자 함이다.


그러면, 대한한국의 전략은 어떻게 볼 수 있을까? 반도체 업계는 얼마나 수혜를 입게 될까?

대한민국은 GDP 대비 측정된 예산 비율로 알 수 있듯이, 정책을 통한 투자 기대 효과가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이마저도 대기업의 메모리 반도체 위주로 과제가 선정되어 있는데 국내 반도체 업계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 반도체 항목을 보면 PIM(Processing In Memory) 가 있는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도로 개발되고 있으며, 현재의 컴퓨터 구조상 표준으로 자리 잡기 어려워 투자효과를 기대하기가 어렵다.

20년도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서 진행한 'PIM 인공지능반도체 핵심기술 개발사업' 예비타당성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메모리 Big3(삼성전자, sk하이닉스, Micron)는 차세대 패러다임 메모리로 PIM이 부각되거나 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확신이 없어, 현재 자사 내부적으로만 연구개발 및 상대적 소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임"

이라고 언급되어 있다.

단일 사업들의 연구 개발이 상용화까지 가서 대한민국 경제에 이바지 하는 것이 추구해야 할 목표지만, 정부는 반도체 생태계를 두텁게 만들어 중장기적으로 산업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고, 생태계 유지를 위해 투자의 결실이 참여자 모두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모니터링 해야 한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개별 기업 입장에서 정책 지원금으로 산업 임팩트가 큰 요소 기술을 개발한다면 좋은 일이겠으나 메모리 반도체에 치중되어 있는 산업 구조상 투자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이 되고, 현재로서는 국내 개별 기업들의 노력에 기댈 수 밖에 없다. 정부가 해야할 것은 '반도체 생태계 조성'과 주변국 및 미국과의 통상 마찰이 일어나지 않게 조정자로서 역할이다.

한편, 미국 국립반도체기술센터(NSTC)도 아직 설립 단계이고, 이해관계자가 너무 많기 때문에 제대로 돌아갈 지 아직은 알 수가 없다. 뉴욕타임즈 기사에 따르면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보조금을 둘러싸고 공개적,비공개적 쟁탈전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그러면,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서 '반도체 미래기술 로드맵' 은 국내 반도체 기업을 구해줄 수 있을까?


국내 정책을 잘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국의 반도체 생태계에 소외되지 않게 참여하는 것이 더 중요해 보인다. 향후 몇년 동안은 중국과 미국 사이에 줄타기가 가장 필요한 기술이 아닐까.


출처

1. '美 반도체 산업 투자 증가 전망', <KOTRA>, 2021-12-27, https://dream.kotra.or.kr/kotranews/cms/news/actionKotraBoardDetail.do?SITE_NO=3&MENU_ID=180&CONTENTS_NO=1&bbsGbn=243&bbsSn=243&pNttSn=192630 

2. '메모리는 압도적 우위, 팹리스·장비는 점유율 낮아', <KDI 경제정보센터>, 21년 7월호, https://eiec.kdi.re.kr/publish/naraView.do?fcode=00002000040000100001&cidx=13382&sel_year=2021&sel_month=07&pp=20&pg=1 

3. '3대 주력기술, 세계 1위 초격차 기술 확보전 돌입', <KDI 경제정보센터>, 2023-04-06, https://eiec.kdi.re.kr/policy/materialView.do?num=237230&topic= 

4. '반도체 미래기술 로드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3년 4월, https://doc.msit.go.kr/SynapDocViewServer/viewer/doc.html?key=9d6a7c2693864a22b03b8c1195df8ff2&convType=html&convLocale=ko_KR&contextPath=/SynapDocViewServer/ 

5. '2020년도 예비타당성조사 보고서 PIM 인공지능 반도체 핵심기술개발사업',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2021-08-23, https://www.kistep.re.kr/reportDetail.es?mid=a10305070000&rpt_tp=831-003&rpt_no=RES0220210174 

6. 'A Vision and Strategy for the National Semiconductor Technology Center
(NSTC)', <National Institute of Standards and Technology>, 2023-04-25, https://www.nist.gov/system/files/documents/2023/04/26/NSTC-Vision-Strategy-Fact-Sheet.pdf

7. '美반도체법 50조 보조금 잡아라…미국·외국기업 로비전쟁 가열', <연합뉴스>, 2023-02-24, https://www.yna.co.kr/view/AKR20230224094400009